
만난 지 약 두 달이 되어가던 어느 날,
코로나로 인해 자가용이 없이
데이트가 어렵다는 이야길 하고 있었다.
"그래, 역시 연애를 하려면 차가 필요해."
라고 생각하며 이야기를 이어가던 찰나
여자친구가 뜻밖의 말을 꺼낸다.
"차를 사는 것보다 집을 사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그렇게 자연스럽게 우리는 집을 알아보게 되었다.
바야흐로 2020년 10월 경.
전국의 부동산이 불타오르는 해였고
집을 늦게 사면 상대적으로 거지가 된다는 해였다.
패닉 바잉
우리도 그 순간 집을 사야 하는지
패닉에 빠져버렸다.
신혼집을 매매로 할 것이냐 전·월세로 할 것이냐
고민이 시작되었다.

0. 매매와 전세와 월세
무주택자로서 옵션은 단순했다.
매매 / 전세 / 월세

● 매매: 소유권을 이전. 내 집을 가지는 것.
● 전세: 보증금이 있지만 매달 임대료가 없음.
● 월세: 전세에 비해 상당히 적은(혹은 없기도..)
보증금을 내고 매달 일정한 임대료가 있음.
● 전월세: 보증금이 높은 월세
자, 알겠는데 도대체 무엇을 선택해야할까.
1. 매매
역시 내 집 마련의 꿈이라면 당연히 집을 사야한다.
하지만 역시 문제는 돈이다.
우리는 합리적이고 현명한 소비자이다.
충분히 따진다면 매매가 유리할지도?
1-1. 매매의 장점
● 언제든 원할 때까지 거주할 수 있다.
제아무리 임대차보호법이 도입이 된 들,
전세와 월세는 다음 집을 걱정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매매는 내가 팔지 않는 이상
쫓겨날 일이 없다.
사실 그 안정감이 진짜 최고다.

● 눈치볼 것이 없다.
신혼집의 절정은 예쁜 인테리어이다.
벽지와 장판을 시작으로 화장실 타일, 선반 달기
그리고 무엇보다도 통일감 있는 가구, 가전 배치.
하지만 위의 이야기는 매매한 내 집일 때 이야기다.
매매를 했다면?
더이상 눈치볼 집 주인이 없다.
벽에 구멍 뚫어! 벽지 바꿔!
중문 달아! 커튼 달아!
● 부동산 가격이 오르길 바란다.
투자의 여부를 떠나
내 물건의 가치가 오르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집을 사기 전까지는 하락세가 유지되기 바라지만
화장실 다녀온 뒤의 마음은 다르다.
매매를 하고 나면 혹시 우리 집도 오르지 않을까
내심 기대를 하게 된다.
1-2. 매매의 단점
● 초기 비용이 높다.
아무래도 매매에 드는 비용은
전세나 월세의 보증금과 비교할 수 없다.
(물론 부동산 침체기에는 예외가 있기도 한다.)
게다가 단순히 매매가만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매매를 하여 주택을 취득하게 되면
취득세와 인지세, 법무사 수임료 등
매매가 외에 예상치 못한 곳에서 돈이 나간다.
● 세금은 무시할 수 없다.
공무원 월급은 적지만 안정적이다.
세금 역시 적지만 안정적으로 청구된다.
역시 세금으로 월급을 주는 것이 맞나보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고,
이게 또 모이다보면 제법 큰 금액이 된다.
물론 배부른 소리라고 생각한다.
세금 걱정할 것이면 매매를 해선 안된다.

● 하락세엔 장사 없나.
내가 살 때는 부동산 투기가 과열되어 뜨거웠다.
하지만 어쩐지 내가 샀더니 차갑다 못해 춥다.
이처럼 매매한 주택이 중고나라 마냥
중고가가 되는 현실을 마주하면 괜히 불안해진다.
이때 더 힘들게 하는 것이 대출 이자이다.
부동산이 과열될 때는 영끌이 당연한 줄 알았다.
하지만 영끌로 만든 대출은
말 그대로 빚더미이다. 그리고 그 빚은 증식한다.
집 값은 떨어지는데 빚은 그대로다?
그것만큼 쓰라린 때가 없다.
2. 전세 또는 월세
전세와 월세는 앞선 매매와 반대로 생각하면 된다.
2-1. 전·월세의 장점
● 초기 자본의 여유
매매보단 전세,
전세보다는 월세가
당장의 여유가 있다.
당연하겠지만 보증금이 여유가 있기에
사회 생활 초반에 집을 구한다면 선택의 폭이 좁다.
대체로 전세나 월세를 택할 수 밖에 없다.
대출을 받아 전세가 가능하다면
대출 이자와 월세를 비교하여
유리한 선택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 하락세는 남 이야기..?
하락장에 전세와 월세는 강건너 불구경이다.
손쉽게 말해서 내 집이 아니기 때문에
집 값이 떨어지는 것은 남 이야기이다.
하지만 집 값이 떨어지는 동안
마냥 행복한 것은 아니다.
후술할 보증금을 떼이는 경우가 있으니
항상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2-2. 전·월세의 단점
● 계약 만기가 다가온다.
일반적으로 2년의 계약을 하고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4년까지 살 수 있다.
물론 이 마저도 임차인 또는 직계가족이
실거주를 한다고하면 집을 비워야 한다.
계약이 끝나가는 시기를 두고
다음에 살 집을 알아보고
또 불안하면서도 꼼꼼이 계약을 하고
그렇게 이사 준비를 하고 나면
또 새로운 집에 적응을 하며 살아야 한다.
이처럼 전세나 월세는 한 집에서 다른 집으로
돌아다녀야 하는 번거로운 주거 생활을 하게 된다.
아마 가장 큰 단점이지 않을까.
● 내 집이지만 내 집이 아니다.
전세나 월세는 내가 들어가 사는 집이지만
온전한 내 집이 아니다. 즉, 집주인이 있다.
결국엔 집에 못 하나 편하게 박지 못한다.
정말 나한테 필요하다고 생각해도
어디까지나 원상복구에 조건 하에서만
사소한 못질이 가능하다.
물론 무조건 불편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편한 것은 더더욱 아니다.
● (월세의 경우) 고정비의 부담
월세는 만만한 것이 아니다.
오죽하면 연말정산에서 월세를 고려하겠는가.
매달 100만 원에 가까운 금액이 고정비로 나가게 된다.
정말 속상한 이야기지만 월세로 나가는 비용은
저축도 아니고 말 그대로 땅바닥에 버리는 돈이 된다.
●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
2년 동안 전세 혹은 월세에서 산다고 가정하자.
2년 동안 얼마를 모을 수 있을까? 1억?
한동안 부동산 가격이 치솟을 때,
1억 오르는 것은 한 달이면 충분했다.
임대해서 살고 있었을 뿐인데
집 가격은 그 사이에 날아가고 있었다.
● 부동산 가격이 내린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것도 문젠데
내리는 것도 문젠가.
문제다.
최근 부동산 가격이 내려가면서
대출과 전세 보증금의 합이 시세보다 더 높은
깡통전세가 대거 경매로 넘어가며 문제가 심각하다.
과연 계약이 끝날 때
보증금을 돌려 받을 수 있을까.
이 내용은 너무 놀라워서 뉴스를 들고 왔다.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그렇다고 매매가 낫다, 전세가 낫다
단정 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이처럼 전세와 월세는
걱정을 끼고 살 수 밖에 없다.
어디까지나 판단은 본인의 몫.
충분히 고민한다면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고민과 함께 공부는 필수다.
아참,
우리는 걱정을 줄이기 위해 결국은 매매를 선택했다.
매매를 결정한 이유라면 다음과 같았다.
1. 대출로 인한 이자가 두 사람의 수익으로 충당할 수 있다.
2. 장기적으로 살 수 있는 집을 희망한다.
3. 장기적으로 물가는 우상향을 향하기에 결국 집값은 오른다.
4. 안정적인 내 집을 가지면 심적으로 편할 것이다.
무엇을 우선순위에 두느냐에 따라 선택은 달라진다.
다음 글에서는 매매를 선택할 때
어떤 것을 고민했는지를 작성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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